마트에서 밀가루와 MSG가 들어간 개량식 된장을 집에 가져와 본 적이 있나요? 저도 그랬습니다. 포장지 앞면에 '전통', '재래식'이라고 크게 쓰여 있었는데, 집에 와서 찌개를 끓이니 맛이 텁텁하고 개운하지 않더군요. 알고 보니 식품유형이 '한식된장'이 아닌 그냥 '된장'이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실패하지 않도록, 시중에서 진짜 전통 한식된장을 고르는 가장 확실한 기준 5가지를 알려드립니다. 이 기준만 기억하면 어떤 브랜드든 30초 안에 판단할 수 있습니다.
된장 고르기, 30초 만에 판단하는 3가지 핵심
된장을 고를 때 제일 먼저 확인할 것은 제품명이나 브랜드 평판이 아닙니다. 제품 뒷면에 있는 식품유형 한 줄이면 모든 것이 판가름 납니다.
핵심 체크리스트 - 식품유형: '한식된장'인지 확인하세요. '된장'이라고만 적혀 있으면 개량식(양조된장)입니다. - 원재료 수: 2-3가지(대두, 천일염, 물)여야 합니다. 5가지가 넘으면 밀가루나 MSG가 들어간 겁니다. - 소금 종류: '천일염'이라고 명시되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정제소금'이나 그냥 '소금'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법적으로 '한식된장'은 메주를 소금물에 담가 자연 발효시킨 제품에만 붙일 수 있습니다. 밀가루나 MSG, 주정을 넣을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된장'이라고만 표기된 제품은 탈지대두, 밀가루, 종균을 넣어 단기간 발효시킨 양조된장일 확률이 높습니다.
왜 같은 '된장'인데 원재료가 2가지와 13가지로 나뉠까
시중에 파는 된장은 크게 세 종류로 나뉩니다. 이 차이를 모르면 포장지의 '할머니', '시골', '전통' 같은 수식어에 속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한식된장입니다. 메주(대두)를 통째로 소금물에 담가 수개월에서 수년간 자연 발효시킵니다. 원재료는 대두와 천일염, 단 두 가지입니다. 발효 과정에서 미생물이 단백질을 아미노산으로 분해하면서 깊은 감칠맛이 생기기 때문에 MSG가 필요 없습니다.
두 번째는 양조된장(개량식)입니다. 대두에 밀가루를 섞고 종균을 접종해서 단기간에 발효시킵니다. 대량 생산에 적합해 시중에서 가장 흔히 보이는 제품입니다. 발효 기간이 짧아 감칠맛이 부족하므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 MSG(L-글루탐산나트륨)와 주정, 캐러멜색소 등을 첨가합니다. 원재료가 10가지를 넘는 경우도 흔합니다.
세 번째는 혼합장입니다. 한식된장이나 양조된장에 설탕, 액상과당, 효모추출물 등을 더한 제품입니다. '찌개용 된장', '맛된장', '쌈장' 같은 이름으로 팔립니다. 요리 편의를 위한 제품이지만 순수한 된장과는 다릅니다.
'재래식 된장'이라는 이름은 법적 식품유형이 아닙니다. 순전히 마케팅용 표현입니다. 예를 들어 해찬들 '재래식 된장'은 이름만 보면 전통된장 같지만, 원재료표를 보면 탈지대두, 소맥분(밀가루), 쌀, 주정, MSG가 들어있습니다. 식품유형도 '된장'이지 '한식된장'이 아닙니다.
원재료표에서 꼭 체크해야 할 4가지 항목
마트에서 제품을 집어 들었을 때, 순서대로 이 네 가지를 확인하면 실패할 일이 없습니다.
1. 식품유형 '한식된장'인지 그냥 '된장'인지 가장 먼저 보세요. 보통 영양성분표 근처나 바코드 옆에 적혀 있습니다. '한식된장'이면 법적으로 밀가루와 MSG를 넣을 수 없습니다.
2. 원재료 수 좋은 된장의 원재료는 대두(메주), 천일염, 정제수 — 이게 전부입니다. 5가지를 넘어가면 밀가루, 종균, 주정 등이 포함된 것입니다. 원재료가 많다는 건 그만큼 첨가물이 많다는 뜻입니다.
3. 소금 종류 '천일염'이라고 명시되어 있는지 확인하세요. 천일염은 바닷물을 자연 증발시켜 만든 소금으로 미네랄이 남아 있습니다. '정제소금'이나 그냥 '소금'이라고만 적혀 있다면 천일염이 아닙니다.
4. 콩 원산지 국산 대두를 쓴 제품이 품질 면에서 선호됩니다. 특히 '탈지대두'라고 적혀 있으면 기름을 짜내고 남은 콩박을 사용한 것입니다. 통대두(원물 그대로)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원재료표에서 다음 성분이 보이면 전통 한식된장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나라도 보이면 식품유형을 다시 확인하세요. - 밀가루(소맥분) - 주정(에틸알코올) - MSG(L-글루탐산나트륨) - 종균(Aspergillus oryzae) - 탈지대두 - 캐러멜색소
가격이 비싸면 무조건 좋은 된장일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1kg에 3만 원이 넘는 프리미엄 된장도 있지만, 가격이 높다고 원재료가 단순한 건 아닙니다. 반대로 1kg에 5천 원대인 양조된장도 있습니다.
가격보다 원재료 구성이 기준입니다. 식품유형이 '한식된장'이고 원재료가 2-3가지면, 가격은 그다음 문제입니다. 물론 국산 콩과 천일염을 쓴 한식된장은 원가가 높아 일정 가격 이상이 되는 경향은 있습니다.
'저염된장'이라고 적혀 있다면 더 꼼꼼히 확인해야 합니다. 된장의 높은 염도는 보존 기능을 합니다. 염도를 낮추면 잡균이 번식할 수 있어서 주정(에틸알코올)을 넣어 보존성을 확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염'이라는 라벨에 안심하지 말고, 주정이 추가되었는지 원재료표를 반드시 확인하세요.
된장 보관법, 한 번 알면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는 팁
좋은 된장을 샀다면 보관도 중요합니다. 항상 냉장보관이 기본이며, 사용할 때마다 깨끗한 숟가락을 사용해야 합니다.
표면이 공기와 닿으면 곰팡이가 생기거나 표면이 검게 변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려면 된장 표면을 평평하게 만든 후 비닐랩을 밀착시켜 덮어두세요.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하면 더 오래 신선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Q. '재래식 된장'이라고 쓰여 있으면 무조건 전통 방식인가요?
아닙니다. '재래식', '전통', '옛날', '시골', '할머니' 같은 표현은 법적 기준이 없는 마케팅 용어입니다. 반드시 제품 뒷면의 식품유형이 '한식된장'인지 확인하세요.
Q. 찌개용 된장과 일반 된장은 무슨 차이가 있나요?
'찌개용 된장', '맛된장'은 혼합장입니다. 이미 양념(설탕, 액상과당, 효모추출물 등)이 첨가되어 있어 찌개에 바로 풀어 쓸 수 있게 만든 제품입니다. 순수한 된장과는 다른 제품이므로, 용도에 맞게 선택하세요.
Q. 발효 기간은 어느 정도인 제품이 좋은가요?
일반적으로 발효 기간이 길수록 깊은 맛이 납니다. 6개월 이상 발효된 제품을 고르시면 좋습니다. 요즘은 제품 포장에 발효 기간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아 확인이 용이합니다.
Q. 일본 된장(미소)도 같은 기준으로 고를 수 있나요?
비슷합니다. 일본의 전통 미소도 대두, 소금, 누룩만으로 만들지만, 대량 생산 제품에는 주정, MSG, 감미료가 들어갑니다. 원재료표를 확인하는 습관은 장류라면 어디에나 적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