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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파종 vs 가을 파종, 어느 쪽이 진짜일까?
지난주 텃밭에 다녀왔습니다. 3월 중순인데도 땅이 아직 얼어 있더군요.
옆 밭에서 고들빼기를 키우는 김씨 아저씨를 만났습니다. "에이, 고들빼기 심기엔 아직 이르지 않나요?" 제가 묻자, 아저씨가 고개를 저으며 말하더군요."고들빼기는 3월 하순에서 4월 초에 파종해야 제맛이야. 너무 늦으면 쓴맛만 강해지고 잎은 질겨져."이 말이 사실일까요? 농촌진흥청 자료를 살펴보면 고들빼기의 적정 파종 시기는 지역에 따라 확연히 다릅니다. 중부지방 기준으로 봄 파종은 3월 하순-4월 상순, 가을 파종은 8월 하순-9월 상순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고들빼기의 생육 특성입니다. 이 녀석은 저온에서 발아가 잘 되고, 15-20℃에서 가장 왕성하게 자랍니다.25℃만 넘어가도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죠. 꽃대가 올라오면 잎은 딱딱해지고 쓴맛이 배가 됩니다. 실제로 경기도농업기술원의 2023년 시험 재배 결과를 보면, 4월 5일 파종한 고들빼기(품종: 장수)의 수확량이 10a당 1,820kg이었습니다.같은 품종을 5월 5일에 파종한 경우 수확량이 1,130kg으로 무려 38%나 줄었습니다. 6월에 파종한 건 아예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결과가 나왔죠.| 구분 | 파종 시기 | 10a당 수확량(kg) | 상품성 비율(%) | 평균 엽수 |
|---|---|---|---|---|
| 봄 파종 | 3월 하순-4월 상순 | 1,820 | 92 | 18-22 |
| 봄 파종 | 4월 하순-5월 상순 | 1,510 | 78 | 14-17 |
| 봄 파종 | 5월 중순 이후 | 1,130 | 55 | 10-13 |
| 가을 파종 | 8월 하순-9월 상순 | 1,650 | 88 | 16-20 |
| 가을 파종 | 9월 중순 이후 | 1,240 | 65 | 12-15 |
이 표를 보면 감이 오시죠? 봄 파종은 3월 하순부터 4월 상순이 골든타임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기후가 변하면서 이 시기가 미묘하게 당겨지고 있습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3월 평균 기온이 1980년대보다 1.8℃ 올랐습니다. 이 말은 즉, 더 빨리 파종해도 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다만, 너무 일찍 심으면 늦서리 피해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작년에 제 지인은 3월 초에 파종했다가 3월 중순에 내린 늦서리로 모종이 몽땅 얼어버렸습니다.그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는 "3월 20일 이후에 파종하겠다"고 하더군요. 농사일은 정말 경험이 필요합니다.표에 있는 수치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사는 지역의 미기후를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남부지방은 중부지방보다 2주 정도 빠르고, 산간 지역은 1주 정도 늦게 파종하는 게 안전합니다.이제 파종 시기를 알았으니, 어떻게 심어야 할까요? 고들빼기는 직파와 육묘 이식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각각의 장단점이 확연히 다르니, 자신의 상황에 맞는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파종 방법, 직파와 육묘 이식의 현명한 선택
작년 봄, 저는 고들빼기 직파와 육묘 이식을 동시에 해봤습니다. 결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직파한 고들빼기는 발아율이 70% 정도였지만, 육묘 이식한 건 95% 이상이었습니다. 다만 직파는 손이 덜 가고, 육묘 이식은 초기 관리가 까다롭습니다.직파 방식은 텃밭에 바로 씨앗을 뿌리는 겁니다. 고들빼기 씨앗은 아주 작습니다.1g에 약 1,500-2,000립 정도 되죠. 10a 기준으로 필요한 씨앗 양은 200-300g입니다. 파종 깊이는 0.5-1cm로 얕게 해야 합니다.너무 깊이 심으면 발아율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줄 간격은 20-25cm, 포기 간격은 10-15cm가 적당합니다.파종 후 가볍게 흙을 덮고, 물을 충분히 줘야 합니다. 발아까지는 보통 7-10일 정도 걸립니다.직파의 가장 큰 단점은 발아율이 낮다는 점입니다. 특히 봄철에 기온 변화가 심하면 발아율이 50% 이하로 떨어지기도 합니다.또 솎아주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씨앗이 작다 보니 한 곳에 여러 개가 뿌려지기 때문이죠. 본잎이 2-3장 나왔을 때 1차 솎음, 4-5장일 때 2차 솎음을 해서 최종적으로 1포기만 남깁니다.반면 육묘 이식 방법은 모종을 먼저 키운 후 밭에 옮겨 심는 겁니다. 씨앗을 육묘 상자에 파종하고, 25-30일 정도 키운 후 본밭에 정식합니다.이 방법의 장점은 균일한 크기의 모종을 골라 심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수확량이 안정적이고, 품질도 고릅니다.단점은 육묘 시설이 필요하고, 이식 작업에 인력이 더 든다는 겁니다.| 항목 | 직파 | 육묘 이식 |
|---|---|---|
| 발아율 | 60-75% | 90-98% |
| 파종-수확 기간 | 50-60일 | 60-70일 |
| 노동 시간(10a 기준) | 15-20시간 | 25-35시간 |
| 초기 비용(10a 기준) | 3-5만원 | 10-15만원 |
| 상품성(균일도) | 보통-낮음 | 높음 |
| 추천 대상 | 소규모 텃밭, 초보자 | 대규모 재배, 상업 농업 |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을 알려드리죠. 충남농업기술원의 2022년 연구에 따르면, 직파와 육묘 이식 간의 최종 수확량 차이는 10-15%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상품성에서는 차이가 컸습니다.
육묘 이식한 고들빼기는 크기와 모양이 균일해 상품 가치가 20% 이상 높았죠. 특히 대형 마트나 백화점에 납품하려면 육묘 이식이 유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소규모 텃밭이라면 직파를 추천합니다.3-5평 정도의 텃밭이라면 육묘 시설을 만들기보다 그냥 씨앗을 뿌리는 게 효율적입니다. 다만, 발아율을 높이기 위해 몇 가지 팁을 드리자면, 파종 전 씨앗을 하루 정도 물에 불리면 발아율이 15% 정도 올라갑니다.또 파종 후 짚이나 부직포로 덮어주면 수분 증발을 막아 발아율이 더 좋아집니다. 파종 방법을 결정했다면, 이제 본격적인 관리가 중요합니다.고들빼기는 생각보다 까다로운 작물입니다. 물 관리와 병충해 방제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열심히 심어놓고도 망칠 수 있습니다.물 관리와 병충해, 고들빼기 농사의 숨은 변수
지난해 5월, 저는 고들빼기 잎이 시들시들해지기 시작하는 걸 발견했습니다. 처음엔 물 부족인 줄 알았죠. 그런데 물을 줘도 상태가 나아지지 않더군요.
알고 보니 흰가루병이었습니다. 고들빼기는 습도가 높으면 흰가루병, 잎반점병, 무름병에 잘 걸립니다.특히 장마철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고들빼기의 물 관리는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습니다.이 작물은 과습을 싫어합니다. 뿌리가 얕고 약해서 물에 잠기면 바로 무름병이 생깁니다.반대로 너무 건조하면 잎이 질겨지고 쓴맛이 강해집니다. 적정 토양 수분은 60-70%입니다.손으로 흙을 움켜쥐었을 때 물방울이 맺히지 않고, 흙이 뭉쳐졌다가 살짝 건드리면 부서지는 정도가 좋습니다. 관수 주기는 계절에 따라 달라져야 합니다.봄철(3-4월)에는 5-7일에 한 번, 장마철(6-7월)에는 비가 오지 않는 날만 10-14일 간격으로 줍니다. 가을철(8-9월)에는 3-5일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합니다.중요한 건 아침에 물을 줘야 한다는 겁니다. 저녁에 물을 주면 밤새 습도가 올라가 병 발생 위험이 커집니다.| 병해충 | 발생 시기 | 주요 증상 | 방제 방법 | 예방 팁 |
|---|---|---|---|---|
| 흰가루병 | 5-6월, 9-10월 | 잎에 흰색 가루가 생김 | 유황 수화제 7일 간격 살포 | 통풍 잘 되게, 배수 관리 |
| 잎반점병 | 6-8월 | 잎에 갈색 반점 발생 | 베노밀 수화제 살포 | 비 오기 전 예방 살포 |
| 무름병 | 장마철 | 줄기와 뿌리가 물러 썩음 | 발생 즉시 제거, 석회살포 | 과습 피하기, 배수로 정비 |
| 진딧물 | 4-6월, 9-10월 | 잎 뒷면에 군집 | 피레스로이드 계열 살충제 | 조기 발견, 천적 이용 |
| 파밤나방 | 5-8월 | 잎을 갉아먹음 | BT 제제 살포 | 성페로몬 트랩 설치 |
이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고들빼기의 가장 큰 적은 흰가루병과 무름병입니다. 특히 장마철에는 이 두 가지 병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2023년 전북농업기술원 조사에 따르면, 장마철 고들빼기 농가의 67%가 흰가루병 피해를 입었고, 43%가 무름병 피해를 입었습니다. 병충해 예방의 핵심은 '예찰'입니다.하루에 한 번씩 밭을 돌아보는 게 가장 효과적입니다. 진딧물은 초기에 발견하면 물리적으로 제거할 수 있습니다.저는 작년에 진딧물이 보이면 손으로 털어내거나, 물을 강하게 분사해서 씻어냈습니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죠.또 하나 중요한 게 배수 관리입니다.
고들빼기는 배수 불량에 아주 취약합니다. 밭을 만들 때 두둑을 높게 해주는 게 좋습니다.두둑 높이는 15-20cm, 폭은 60-80cm가 적당합니다. 두둑 사이에는 30cm 정도의 배수로를 만들어 물이 잘 빠지게 해야 합니다.저는 처음에 이걸 무시했다가 장마 때 피해를 봤습니다. 그 이후로는 배수로를 반드시 만들어 줍니다.관리만 잘하면 수확은 생각보다 일찍 할 수 있습니다. 봄 파종의 경우 50-60일이면 수확할 수 있습니다.그런데 여기서도 중요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수확 시기에 따라 맛이 완전히 달라집니다.어떤 시기에 수확해야 가장 맛있는 고들빼기를 먹을 수 있을까요?수확 시기와 보관법, 맛있는 고들빼기의 비밀
고들빼기를 처음 키우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잎이 크게 자랄 때까지 기다리는 겁니다.
큰 게 좋다고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이게 함정입니다. 고들빼기는 잎이 너무 크면 오히려 질기고 쓴맛이 강해집니다.최적의 수확 시기는 잎 길이가 15-20cm이고, 본잎이 10-12장 정도일 때입니다. 이때가 가장 부드럽고 쓴맛이 적당합니다.실제로 농촌진흥청의 2021년 연구에 따르면, 고들빼기의 쓴맛 성분인 락투신(lactucin)과 락투코피크린(lactucopicrin) 함량은 잎이 자라면서 증가합니다. 수확 적기(잎 길이 15-20cm)에는 쓴맛 성분이 0.8-1.2mg/g인 반면, 수확이 늦어지면(잎 길이 25cm 이상) 2.5-3.0mg/g으로 3배 가까이 증가합니다.이 말은 즉, 너무 늦게 수확하면 약용으로는 좋을 수 있지만 식용으로는 별로라는 뜻입니다. 수확 방법도 중요합니다.고들빼기는 뿌리째 뽑는 게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여러 번 수확하려면 잎만 따는 방법도 있습니다.잎만 따면 2-3주 후에 새 잎이 나와 다시 수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경우 뿌리의 힘이 약해져 두 번째 수확량이 첫 번째의 40-60% 정도로 줄어듭니다.상업적 재배라면 뿌리째 뽑는 게 낫고, 가정용 텃밭이라면 잎만 따는 방식도 고려해볼 만합니다.| 수확 시기 | 잎 길이 | 쓴맛 정도 | 식감 | 활용 용도 | 추천 수확 방법 |
|---|---|---|---|---|---|
| 조기 수확 (파종 후 40-50일) | 10-15cm | 약함 | 아주 부드러움 | 생채, 쌈 | 잎만 따기 |
| 적기 수확 (파종 후 50-60일) | 15-20cm | 적당함 | 부드러움 | 겉절이, 무침 | 뿌리째 뽑기 |
| 만기 수확 (파종 후 60-75일) | 20-25cm | 강함 | 약간 질김 | 장아찌, 나물 | 뿌리째 뽑기 |
| 너무 늦은 수확 (75일 이후) | 25cm 이상 | 매우 강함 | 질김 | 약용, 말리기 | 뿌리째 뽑기 |
수확 후 보관법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고들빼기는 신선도 유지가 까다로운 편입니다.
수확 후 2-3일이 지나면 잎이 시들기 시작하죠. 신선도를 오래 유지하려면 씻지 않은 상태로 신문지에 싸서 냉장고 야채실에 보관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5-7일까지는 신선함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더 오래 보관하려면 데쳐서 냉동 보관하는 게 좋습니다. 끓는 물에 30초-1분 정도 데친 후 찬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하고, 지퍼백에 넣어 냉동하면 2-3개월까지 보관 가능합니다.고들빼기 특유의 쓴맛을 줄이는 방법도 있습니다. 수확한 고들빼기를 소금물(물 1L에 소금 1큰술)에 30분 정도 담갔다가 찬물에 헹구면 쓴맛이 훨씬 줄어듭니다.또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찬물에 헹구는 방법도 효과적입니다. 쓴맛을 줄이면서도 고들빼기 특유의 향을 살리고 싶다면, 참기름과 들기름을 1:1로 섞어 무치는 걸 추천합니다.기름이 쓴맛을 감싸주면서 고소한 맛을 더해주거든요. 고들빼기 농사는 생각보다 쉽지 않지만, 제대로만 하면 그 보람이 큽니다.직접 키운 고들빼기로 만든 겉절이는 시중에서 파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특히 봄철에 수확한 고들빼기로 만든 겉절이는 입맛을 확 살려줍니다.지금이 바로 파종 준비를 해야 할 시기입니다. 3월 하순이면 본격적인 파종이 시작됩니다.씨앗과 준비물을 미리 챙겨두시길 바랍니다. 텃밭에서 갓 수확한 고들빼기 한 접시가 밥상을 책임질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