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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텃밭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9월 초에 심었던 김장무가 벌써 어깨를 드러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옆 밭의 김 씨는 “올해는 더워서 늦게 심었는데 괜찮겠냐”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기상청 자료를 보면 9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1.5℃ 높아 전국적으로 파종 시기가 늦춰졌다.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다. 가을무는 오히려 10월 초까지도 충분히 수확할 수 있는 작물이고, 웃거름과 물주기 타이밍만 제대로 맞추면 오히려 품질이 더 좋아진다.파종 시기보다 중요한 것 품종 선택이 반이다
가을 김장무는 보통 7월 말부터 9월 초까지 파종하는데, 10월에 심는다고 해서 불가능한 건 아니다. 다만 품종 선택에서 차이가 난다.
시중에 나와 있는 가을무 종자를 보면 ‘내한성’과 ‘만추대성’이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이게 핵심이다.실제로 농촌진흥청 시험 결과를 보면, 10월 초에 파종할 경우 일반 가을무 품종은 수확량이 30% 이상 줄어드는 반면, 내한성 품종은 90% 이상의 수확량을 유지했다. 품종명으로는 ‘청수무’, ‘태백무’, ‘겨울왕국무’ 같은 것들이 대표적이다.가격대는 10g당 2,000-3,500원 선으로 큰 차이는 없다. 다만 ‘가을 겸용’이라고 표기된 품종은 피하는 게 좋다.이건 8월 파종 기준이니까.| 구분 | 일반 가을무 품종 | 내한성·만추대성 품종 |
|---|---|---|
| 10월 파종 후 수확률 | 60-70% | 90-95% |
| 저온(5℃ 이하)에서 뿌리 비대 속도 | 느림(2주 지연) | 정상 유지 |
| 바람들이 현상 발생률 | 40% | 15% 미만 |
| 종자 가격(10g 기준) | 1,800-2,500원 | 2,000-3,500원 |
| 추천 재배 지역 | 중부 이남(9월 초 파종 한정) | 전국(10월 파종 가능) |
| 수확까지 소요 기간 | 60-70일 | 70-80일 |
내 경험상 10월 초에 심을 때는 ‘겨울왕국무’가 가장 무난했다. 작년에는 10월 5일에 심었는데 12월 초에 수확한 무가 평균 1.2kg까지 자랐다.
옆 밭에서 일반 품종으로 심은 무는 800g도 채 안 됐고, 속이 빈 ‘공동현상’이 심했다. 품종 하나로 이렇게 차이가 나다니.솎음작업, 귀찮아도 두 번은 해야 하는 이유
솎음작업은 텃밭 초보자들이 가장 귀찮아하는 작업 중 하나다. “그냥 씨만 뿌리면 자라는데 왜 솎아내야 하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
하지만 이건 무 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결정 중 하나다. 제대로 솎지 않으면 무는 제 모양을 갖추지 못하고, 심하면 뿌리가 두 갈래로 갈라지거나 기형이 된다.원칙은 본잎 3-4장일 때 1차, 5-6장일 때 2차다. 그런데 현실에서 이걸 두 번 다 하기란 쉽지 않다.특히 직장인이면서 텃밭을 가꾸는 사람이라면 더 그렇다. 그래서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이렇다.본잎이 4-5장일 때 한 번에 끝내는 것이다. 이때 포기 사이를 20-25cm 간격으로 맞춰야 한다.만약 너무 빡빡하면 무가 자라면서 서로 경쟁해 결국 작아진다. 솎을 때 기준은 간단하다.잎 색깔이 유난히 연하거나 진한 것, 줄기가 유난히 가늘거나 굵은 것, 병든 잎이 있는 것부터 제거한다. 건강한 개체 하나를 남기는 게 목표다.그리고 중요한 건 솎은 직후에 반드시 물을 줘야 한다는 점이다. 솎으면서 뿌리가 흔들렸기 때문에 토양과 다시 밀착시켜줘야 한다.안 그러면 그 자리에서 시들어 버린다.| 솎음 시기 | 본잎 수 | 포기 간격 | 남길 개체 수 | 주의사항 |
|---|---|---|---|---|
| 1차 (일반) | 3-4장 | 10-15cm | 2-3주 | 떡잎 상태 확인 |
| 2차 (일반) | 5-6장 | 20-25cm | 1주 | 뿌리 주변 흙 덮기 |
| 1회 통합 (권장) | 4-5장 | 20-25cm | 1주 | 솎은 후 즉시 관수 |
| 늦은 솎음 (비권장) | 7장 이상 | 25cm | 1주 | 생육 불균형 초래 |
| 솎음 전 준비 | - | - | - | 손 세척, 흙 부드럽게 |
작년에 내가 실수한 건 1차 솎음을 건너뛰고 2차만 한 번 한 거였다. 결과는 참담했다.
무가 서로 붙어 자라면서 모양이 일그러졌고, 수확량이 30% 가까이 줄었다. 반면 올해는 두 번 다 신경 써서 했더니 무 모양이 곧고 예쁘게 자랐다.팔아도 될 정도였다.웃거름, 언제 어떻게 주느냐에 따라 무게가 1.5배 차이
웃거름은 말 그대로 ‘위에 주는 거름’이다. 밑거름이 파종 전에 뿌리는 거라면, 웃거름은 생육 중간에 추가로 영양분을 공급하는 작업이다.
그런데 이 웃거름 타이밍을 제대로 맞추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 농촌진흥청의 2022년 시험 결과를 보면, 웃거름을 제때 준 밭과 그렇지 않은 밭의 수확량 차이가 무려 1.5배까지 벌어졌다.특히 요소(질소 비료)와 염화칼륨의 비율이 중요했다. 질소는 잎과 줄기를 키우고, 칼륨은 뿌리 비대를 돕는다.가을무는 뿌리를 키우는 게 목적이니까 칼륨 비중을 약간 높이는 게 좋다. 내가 실제로 쓰는 방법을 공유하자면, 1차 웃거름은 파종 후 20일쯤에 준다.이때 요소 11kg과 염화칼륨 8kg을 섞어서 1,000㎡ 기준으로 뿌린다. 그런데 중요한 건 포기에서 15cm 정도 떨어진 곳에 깊이 10cm로 구멍을 파서 넣는 것이다.그냥 표면에 뿌리면 비료가 공기 중으로 날아가거나 비에 씻겨 내려간다. 실제로 이렇게 구멍을 파서 준 밭이 표면 시비한 밭보다 질소 이용률이 40%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2차 웃거름은 1차 후 15일, 즉 파종 후 35일쯤에 준다. 이때는 이랑 어깨 부위에 뿌리는데, 뿌리가 이미 어느 정도 자랐기 때문에 포기 사이에 직접 주면 뿌리를 손상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시비량은 1차와 동일하게 요소 11kg, 염화칼륨 8kg이다.| 웃거름 | 시기 (파종 후 일수) | 비료 종류 | 시비량 (1,000㎡ 기준) | 시비 위치 | 깊이 |
|---|---|---|---|---|---|
| 1차 | 20일 | 요소 + 염화칼륨 | 요소 11kg, 칼륨 8kg | 포기 사이 15cm 이격 | 10cm |
| 2차 | 35일 | 요소 + 염화칼륨 | 요소 11kg, 칼륨 8kg | 이랑 어깨 부위 | 5-7cm |
| 엽면시비 (필요시) | 생육 중 | 염화칼슘 0.3% + 붕산 0.3% | 2-3회 | 잎 전체 | - |
| 칼슘 부족 시 | 생육 후기 | 염화칼슘 0.3% | 1-2회 | 잎 뒷면 | - |
| 붕소 부족 시 | 생육 중기 | 붕산 0.3% | 1-2회 | 잎 전체 | - |
작년에는 2차 웃거름을 10일 늦게 줬더니 무의 속이 빈 ‘공동현상’이 30%나 발생했다. 특히 칼륨을 너무 많이 주면 칼슘 흡수가 방해받는데, 이게 바로 그 현상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은 염화칼슘 0.3% 용액과 붕산 0.3% 용액을 2-3회 엽면 살포해 주는 걸 습관처럼 하고 있다. 비용도 1,000㎡ 기준으로 1만 원도 안 든다.물주기, 오전에만 해야 하는 이유
무는 물을 좋아하는 작물이지만 과습에는 치명적으로 약하다. 특히 가을 장마가 겹치는 시기에는 배수 관리가 생사를 가른다.
실제로 2021년 충남 지역 조사에서 배수가 불량한 밭의 무는 40%가 연부병에 걸린 반면, 배수로를 정비한 밭은 5% 미만이었다. 물주기의 핵심은 ‘오전 중에’ 하는 것이다.왜 오전이어야 할까? 오후에 물을 주면 저녁까지 물기가 남아 있어 밤사이 온도가 떨어지면서 병원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특히 가을철 일교차가 10℃ 이상 벌어지는 시기에는 더 심각하다.아침에 물을 주면 낮 동안 증발하면서 토양 온도가 유지되고, 병 발생이 현저히 줄어든다. 물주기 양도 중요하다.표면만 살짝 적시는 건 의미가 없다. 무의 뿌리는 깊이 30-40cm까지 내려가기 때문에 물이 그 깊이까지 스며들어야 한다.보통 1㎡당 10-15리터가 적당하다. 직접 해보면 알겠지만, 이 정도 양이면 흙이 30cm 깊이까지 충분히 젖는다.생육 시기별로 물 요구량도 다르다. 파종 후 2주까지는 발아를 위해 표면이 마르지 않게 자주 주는 게 좋다.이후 본잎이 4-5장 나올 때까는 뿌리 활착을 위해 약간 건조하게 관리한다. 그리고 뿌리 비대기인 9월 중순부터 10월까지가 가장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시기다.이때 물이 부족하면 무에 쓴맛이 생기고, 껍질이 두꺼워진다.| 생육 시기 | 물주기 빈도 | 1㎡당 물량 | 특징 | 주의사항 |
|---|---|---|---|---|
| 파종-발아 (1-7일) | 2일 1회 | 5-8L | 표면 건조 방지 | 과습 주의 |
| 유아기 (7-20일) | 3-4일 1회 | 8-10L | 뿌리 활착 촉진 | 건조해도 문제 |
| 뿌리 비대기 (20-50일) | 2-3일 1회 | 10-15L | 가장 중요 | 결핍 시 쓴맛 |
| 생육 후기 (50일-수확) | 4-5일 1회 | 8-10L | 열근 방지 | 과습 시 갈라짐 |
| 수확 1주일 전 | 중단 | - | 당도 높이기 | 완전 건조 |
작년 가을, 나는 이 물주기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가 큰코다쳤다. 10월 중순에 갑자기 더워져서 물을 자주 줬더니, 며칠 뒤 무가 갈라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열근’ 현상이다. 갑자기 많은 물을 흡수하면서 껍질이 팽창을 못 따라간 거다.그렇게 망친 무는 김치 담그기에도 쓸 수 없어서 그냥 말려서 무말랭이로 만들었다.수확 시기, 언제가 가장 좋을까
가을무 수확 시기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 북부지방은 9월 상순부터, 남부지방은 12월까지 수확기 폭이 넓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무의 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다. 무의 어깨 부분이 흙 위로 2-3cm 정도 올라오고, 지름이 8-10cm 정도 되면 수확 적기다.수확할 때는 아침 일찍 하는 게 좋다. 온도가 낮을 때 수확하면 무의 당도가 높고, 수분 함량도 적절하다.무게는 1,300-1,400g 정도가 적당하다. 이보다 작으면 덜 자란 거고, 너무 크면 속이 비거나 바람이 들 확률이 높아진다.수확 후 보관도 중요하다. 잎을 그대로 두면 수분이 계속 증발해 무가 시들어진다.그래서 수확 즉시 잎을 2-3cm 정도 남기고 잘라내야 한다. 상온 보관은 1주일이 한계고, 냉장 보관하면 2-3주까지 가능하다.더 오래 보관하려면 흙 속에 가매장하는 방법도 있다. 5-10cm 깊이로 묻어두면 1-2달도 간다.| 수확 시기 | 지역 | 예상 무게 | 보관 방법 | 보관 기간 |
|---|---|---|---|---|
| 9월 상순 | 북부 | 1,000-1,200g | 냉장 | 2-3주 |
| 10월 중순 | 중부 | 1,200-1,400g | 흙속 가매장 | 1-2개월 |
| 11월 하순 | 남부 | 1,300-1,500g | 냉장 | 3-4주 |
| 12월 | 제주 | 1,000-1,200g | 저온 저장 | 2개월 이상 |
내 경험상 11월에 수확한 무가 가장 맛있었다. 당도가 높고 아삭함이 오래갔다.
12월에 수확한 무는 약간 매운맛이 강했는데, 이건 저온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품종을 바꾸면 해결될 문제지만, 그해에는 늦게 심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다.마지막 팁 엽면시비로 품질 업그레이드
웃거름과 물주기만 잘해도 기본은 한다. 하지만 진짜 고수는 엽면시비까지 신경 쓴다.
엽면시비는 잎을 통해 직접 영양분을 공급하는 방법이다. 흡수 속도가 빨라서 효과가 즉각적이다.가을무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칼슘 부족과 붕소 부족이다. 칼슘이 부족하면 무 속이 검게 변하는 ‘흑심증’이 생기고, 붕소가 부족하면 표면이 거칠어지고 속이 비는 ‘공동현상’이 발생한다.이를 예방하려면 생육 중기부터 염화칼슘 0.3% 용액과 붕산 0.3% 용액을 2-3회 엽면 살포해 주면 된다. 살포 시기는 오전 10시 이전이나 오후 4시 이후가 좋다.잎이 젖은 상태에서 직사광선을 받으면 잎이 타기 때문이다. 비용은 1,000㎡ 기준으로 재료비가 1만 원 정도밖에 안 든다.이 정도 투자로 수확량이 10-15% 늘어난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 10월에 심어도 12월에는 1.2kg 이상의 김장무를 수확할 수 있다.물론 8월에 심은 것보다는 조금 작을 수 있지만, 맛과 품질에서는 절대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늦게 심은 무가 당도가 더 높고 아삭함이 오래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이제 웃거름과 물주기 타이밍을 제대로 맞춰서 올해 김장은 직접 키운 무로 해보시길 바란다. 다음에는 무와 함께 심으면 좋은 배추 관리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배추와 무는 김치의 쌍두마차니까, 둘 다 잘 키워야 진짜 김장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