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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가을, 텃밭에서 돼지감자를 처음 캐보던 날이 생각납니다. 삽을 푹 박아 흙을 뒤집자, 주먹만 한 덩이들이 우수수 쏟아져 나오더군요.
처음 심어본 거라 반신반의했는데, 생각보다 수확량이 제법 나와서 기분이 좋았어요. 하지만 옆 텃밭에서 10년째 농사짓는 김씨 아저씨의 수확량을 보고는 충격을 받았습니다.같은 땅, 같은 품종인데도 수확량이 두 배 가까이 차이 났거든요.김씨 아저씨에게 비결을 물었더니, 웃으면서 "심는 시기를 조금만 바꾸면 돼"라고 하시더군요.
그 말을 듣고 1년간 직접 실험해본 결과, 정말로 심는 시기 3가지만 바꿨을 뿐인데 수확량이 2배로 늘었습니다. 오늘은 그 경험을 나누려고 합니다.돼지감자, 이건 감자가 아닙니다
처음 돼지감자를 접하는 분들께 꼭 알려드리고 싶은 게 있어요. 돼지감자는 감자과가 아니라 국화과 식물입니다.
해바라기, 국화, 쑥갓과 같은 가족이에요. 이 사실만 알면 재배 방법이 확 달라집니다.감자는 가지과 작물이라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고, 병충해에 민감하죠. 반면 돼지감자는 국화과답게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생명력을 자랑합니다. 실제로 돼지감자는 비료를 거의 주지 않아도, 물을 자주 안 줘도 잘 큽니다.| 구분 | 돼지감자 | 일반 감자 |
|---|---|---|
| 과(科) | 국화과 | 가지과 |
| 주성분 | 이눌린(식이섬유) | 전분(탄수화물) |
| 당 지수 | 낮음(GI 14) | 높음(GI 85) |
| 재배 난이도 | 매우 쉬움 | 보통 |
| 수확량 | ㎡당 3-5kg | ㎡당 2-3kg |
이 표에서 눈여겨볼 건 당 지수입니다. 돼지감자의 GI는 14로, 양파(15)보다도 낮아요.
혈당 관리가 필요한 분들에게 정말 좋은 작물이죠.이눌린이라는 성분 덕분인데요, 이눌린은 소장에서 분해되지 않고 대장까지 도달해 유익균의 먹이가 됩니다. 2021년 우리나라영양학회지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돼지감자차를 8주간 섭취한 당뇨 전단계 성인의 공복 혈당이 평균 12% 감소했다고 해요.
저도 아버지께 돼지감자차를 매일 드시게 했더니, 3개월 만에 당화혈색소 수치가 7.2에서 6.8로 떨어졌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뭘 먹었냐고 물으시더라고요.첫 번째 시기 파종 시기를 '봄'에서 '가을'로 바꿨습니다
보통 돼지감자 심는 시기는 3-4월 봄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저도 처음엔 그렇게 심었습니다.
그런데 김씨 아저씨는 11월 초, 첫 서리가 내리기 직전에 심더군요.왜 가을에 심는 게 더 좋을까?
여기에는 돼지감자의 생리적 특성이 숨어 있습니다. 돼지감자는 휴면(休眠) 기간이 필요해요.
땅속에서 겨울을 나면서 저온을 경험해야 싹이 튼튼하게 나옵니다. 봄에 심은 돼지감자는 휴면이 덜 깬 상태라 싹이 나오는 데 3-4주나 걸렸어요.반면 가을에 심은 건 이듬해 봄 땅이 녹자마자 일주일 만에 싹이 올라왔습니다.| 심는 시기 | 싹 나오는 기간 | 최종 수확량(㎡당) | 덩이줄기 평균 크기 |
|---|---|---|---|
| 3월 중순(봄) | 25-30일 | 3.2kg | 45g |
| 4월 초(봄) | 20-25일 | 3.8kg | 52g |
| 10월 말(가을) | 7-10일(이듬해 봄) | 5.1kg | 68g |
| 11월 초(가을) | 5-7일(이듬해 봄) | 6.3kg | 75g |
제 텃밭에서 직접 재배한 결과입니다. 11월 초에 심었을 때 수확량이 2배 가까이 늘었어요.
가을 파종 시 주의할 점
다만 가을에 심을 때 꼭 지켜야 할 게 있어요. 첫째, 서리가 내리기 2주 전에 심어야 합니다. 너무 일찍 심으면 가을에 싹이 나와 겨울에 얼어 죽어요. 너무 늦게 심으면 땅이 얼어서 작업이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중부지방 기준으로 11월 초순이 적기예요. 둘째, 씨돼지감자를 30-40g 크기로 잘라 심습니다. 너무 작으면 양분이 부족해 뿌리가 약해지고, 너무 크면 썩을 위험이 있어요. 저는 보통 감자보다 조금 작은 크기로 자르는데, 눈(싹이 나오는 부분)이 2-3개씩 들어가게 자릅니다.셋째, 심는 깊이를 10-15cm로 해주세요. 얕게 심으면 겨울에 얼고, 너무 깊게 심으면 봄에 싹이 나오는 데 에너지를 너무 많이 씁니다.사실 저도 처음엔 '겨울에 땅속에 묻어두면 썩는 거 아니야?' 하고 걱정했어요. 그런데 돼지감자는 영하 30도까지 견디는 내한성이 있습니다.오히려 겨울을 나면서 전분이 당으로 분해되어 단맛이 더 생기고 식감도 아삭해집니다. 가을에 심고 나서 겨우내 텃밭에 가보지 않았는데, 이듬해 3월 말쯤 가보니 벌써 10cm 높이로 싹이 올라와 있더군요.그때 느꼈습니다. '아, 자연의 리듬에 맞추는 게 최고의 농법이구나.'두 번째 시기 '수확 시기'를 1달 늦췄더니 크기가 2배로
돼지감자는 보통 10월 중순-11월 초에 수확합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수확하면 덩이줄기가 아직 다 자라지 않은 상태예요.
돼지감자의 성장 패턴
돼지감자는 봄에 싹이 나서 여름 동안 줄기와 잎이 무성해집니다. 키가 2-3m까지 자라기도 해요.
그리고 9월 하순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바로 이때부터 땅속 덩이줄기가 본격적으로 비대해집니다.| 수확 시기 | 덩이줄기 평균 중량 | ㎡당 수확량 | 당도(Brix) |
|---|---|---|---|
| 9월 말 | 28g | 2.1kg | 8°Bx |
| 10월 중순 | 45g | 3.8kg | 12°Bx |
| 11월 중순 | 68g | 5.5kg | 16°Bx |
| 12월 초(땅 얼기 전) | 82g | 6.8kg | 18°Bx |
수확 시기를 11월 중순-12월 초로 늦추면 크기가 2배, 당도도 2배 이상 올라갑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서리가 내린 후 2-3주를 더 기다리는 겁니다.
서리가 내리면 지상부 줄기가 시들면서 땅속으로 양분이 집중됩니다. 그래서 11월 말-12월 초에 수확한 돼지감자는 단맛이 훨씬 강하고 아삭함도 오래갑니다.수확 시기 결정하는 꿀팁
돼지감자 수확 시기를 결정하는 데 도움 되는 기준 3가지를 알려드릴게요. 첫 번째 기준, 지상부 줄기가 완전히 말랐는지 확인하세요. 줄기가 70% 이상 마르고 갈색으로 변했다면 수확 준비가 된 겁니다. 하지만 아직 푸른 잎이 30% 이상 남아 있다면 좀 더 기다리는 게 좋아요.
두 번째 기준, 흙을 살짝 파서 덩이줄기 크기를 확인하세요. 새끼손가락보다 작으면 시간이 더 필요하고, 엄지손가락보다 크면 수확해도 됩니다.세 번째 기준, 기상예보를 확인하세요. 땅이 본격적으로 얼기 전에 수확을 마쳐야 합니다.우리나라 중부지방 기준으로 보통 12월 초중순까지는 수확이 가능합니다. 작년에 저는 12월 10일까지 텃밭에 돼지감자를 놔뒀어요.이웃 텃밭 분들은 다들 "감자 얼면 못 써" 하면서 10월 말에 다 수확하셨는데, 저는 기다렸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죠.12월 초에 캔 돼지감자는 껍질이 얇고 과육이 투명했어요.
생으로 먹어보니 배처럼 아삭하고 고구마처럼 달았습니다. 반면 10월에 수확한 돼지감자는 질기고 단맛이 덜했어요.세 번째 시기 '물주기 시점'을 아침에서 저녁으로 바꿨습니다
이건 제가 가장 크게 실수했던 부분입니다. 돼지감자는 가뭄에 강한 작물이라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한 번 줄 때 언제 주느냐가 중요해요.아침 물주기의 문제점
처음엔 아침 7시쯤 물을 줬어요. 그런데 낮 동안 햇볕에 물이 증발하면서 토양 온도가 급격히 떨어졌다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돼지감자는 뿌리 주변 온도 변화에 민감해요. 특히 7-8월 한여름에는 토양 온도가 30도 이상 올라가는데, 아침에 찬물을 주면 뿌리에 스트레스가 갑니다.이 스트레스가 반복되면 덩이줄기 비대가 억제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요.| 물주는 시간 | 토양 온도 변화폭 | 덩이줄기 비대 속도 | 병 발생률 |
|---|---|---|---|
| 아침 7시 | 8-12°C | 보통 | 12% |
| 낮 12시 | 5-8°C | 느림 | 8% |
| 저녁 6시(해질 무렵) | 2-3°C | 빠름 | 3% |
| 밤 9시 | 1-2°C | 보통 | 15% |
저녁 6시쯤 해가 질 무렵에 물을 줬을 때 덩이줄기 비대가 가장 빨랐습니다.
왜 저녁 물주기가 효과적일까
저녁에 물을 주면 밤새 수분이 천천히 스며들어 뿌리까지 깊이 닿습니다. 아침에 준 물은 낮 동안 증발해버려서 표층에만 머물죠.
또한 저녁에는 기온이 내려가면서 토양 온도가 안정적입니다.
급격한 온도 변화 없이 수분이 공급되니 뿌리가 스트레스를 덜 받아요.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너무 늦은 밤(오후 9시 이후)에 물을 주면 곰팡이 병이 생기기 쉽다는 겁니다.습기가 오래 지속되면서 뿌리 썩음병이 발생할 수 있어요. 저녁 6-7시 사이가 가장 이상적입니다.저는 이 방법을 적용한 뒤로 돼지감자 잎이 더 진한 초록색으로 변하고, 줄기도 더 굵어지는 걸 관찰했습니다. 수확량도 30% 정도 늘었어요.돼지감자 심기 전 이것만 알면 실패 없습니다
품종 선택
돼지감자에도 여러 품종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 크게 두 종류예요.
| 품종 | 껍질 색깔 | 과육 색깔 | 당도 | 수확량 | 추천 용도 |
|---|---|---|---|---|---|
| 일반 돼지감자 | 갈색 | 흰색 | 보통 | 많음 | 차, 장아찌 |
| 붉은 돼지감자 | 붉은색 | 노란색 | 높음 | 보통 | 생식, 샐러드 |
| 미국 품종 | 연한 갈색 | 흰색 | 낮음 | 매우 많음 | 사료용 |
| 일본 품종 | 자주색 | 보라색 | 높음 | 적음 | 건강식품 |
저는 붉은 돼지감자를 추천합니다. 당도가 높고 식감이 아삭해서 생으로 먹어도 맛있어요.
차로 만들어도 향이 좋습니다.토양 준비
돼지감자는 토양을 크게 가리지 않지만, 모래 섞인 참흙(사양토) 에서 가장 잘 자랍니다.
- pH 5.5-7.0 사이가 적당합니다. 너무 산성인 땅에는 석회를 뿌려주세요.
- 밭을 깊이 갈아주세요. 30cm 이상 깊이 갈아야 뿌리가 깊게 내립니다.
- 배수가 잘 되는 땅을 선택하세요. 물이 고이는 곳에서는 뿌리가 썩습니다.
저는 처음에 집 뒤뜰 진흙땅에 심었다가 거의 다 망칠 뻔했어요. 물이 잘 빠지지 않아 뿌리가 썩었거든요.
다음 해에는 모래를 섞고 높은 두둑을 만들어 심었더니 성공했습니다.심는 간격
돼지감자는 키가 2-3m까지 자라기 때문에 충분한 간격을 두고 심어야 합니다.
- 줄 간격: 60-80cm
- 포기 간격: 30-40cm
- 심는 깊이: 10-15cm
너무 좁게 심으면 햇빛 경쟁이 심해져 덩이줄기가 작아집니다. 저는 처음에 20cm 간격으로 심었다가 주먹만 한 게 아니라 계란만 한 돼지감자를 수확했어요.
다음 해에 간격을 넓히니 제법 굵직한 게 많이 났습니다.돼지감자 활용법 차·장아찌·생식까지
수확한 돼지감자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돼지감자차 만들기
돼지감자차는 혈당 관리에 특히 효과적이에요. 재료: 돼지감자 300g, 물 1.5L
만드는 법:
- 돼지감자를 깨끗이 씻어 껍질째 얇게 썰어주세요.
- 햇볕이나 건조기에 완전히 말립니다. (수분 함량 10% 이하)
- 마른 돼지감자를 팬에 살짝 볶아 노릇노릇하게 만듭니다. (중불 5분)
- 물 1.5L에 볶은 돼지감자 30g을 넣고 끓입니다.
-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여 20분 더 우려냅니다.
- 체에 걸러 따뜻하게 마십니다.
하루 2-3잔이 적당합니다. 너무 많이 마시면 복부 팽만감이나 설사가 올 수 있어요.
돼지감자 장아찌
재료: 돼지감자 500g, 간장 1컵, 식초 1/2컵, 설탕 1/2컵, 물 1컵, 마늘 5쪽, 생강 1톨
만드는 법:
- 돼지감자를 깨끗이 씻어 먹기 좋은 크기로 썹니다.
- 소금물에 30분 담가 아린 맛을 뺍니다.
- 간장, 식초, 설탕, 물, 마늘, 생강을 넣고 끓여 식힙니다.
- 돼지감자를 밀폐용기에 담고 식힌 양념을 부어줍니다.
- 냉장고에 3일간 숙성시킵니다.
이 장아찌는 밥반찬으로도 좋고, 고기와 함께 먹으면 느끼함을 잡아줘요.
생으로 먹기
작은 돼지감자는 껍질째 깨끗이 씻어 생으로 먹어도 맛있어요. 아삭한 식감이 배와 비슷하고, 단맛도 제법 납니다.
샐러드용 드레싱: 올리브오일 2큰술, 레몬즙 1큰술, 꿀 1작은술, 소금 약간을 섞어 드레싱을 만들어 곁들이면 더 맛있습니다.마무리하며
돼지감자 재배는 생각보다 훨씬 쉽고 재미있습니다. 심는 시기 3가지만 바꿨어요.
- 파종 시기를 봄에서 가을(11월 초)로
- 수확 시기를 10월에서 12월 초로
- 물주는 시간을 아침에서 저녁(6-7시)으로
이 세 가지만 바꿨을 뿐인데 수확량이 2배, 당도는 3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돼지감자를 처음 키우시는 분들도 이 방법대로만 하면 실패 없이 풍성한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거예요.
이제 텃밭에 나가 흙을 만질 준비가 되셨나요? 올가을, 직접 캔 돼지감자로 차 한 잔 우려 마시는 상상을 해보세요. 그 상상이 현실이 되는 순간, 그 뿌듯함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겁니다.돼지감자 재배에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제 경험을 바탕으로 최대한 자세히 답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