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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텃밭에 나갔다가 깜짝 놀랐다. 고구마 잎이 무성하게 자라긴 했는데, 땅을 뒤집어 보니 고구마 알이 거의 없었다.
작년에 비해 잎사귀만 두 배는 더 커진 것 같은데, 정작 수확할 게 하나도 없으니 속이 탔다. 이웃 텃밭 주인장이 지나가다 내 상황을 보고 "웃거름 잘못 준 거 아니냐"고 하더라. 그 말 한마디에 지난 몇 주간의 비료 관리를 곱씹어보게 됐다.왜 질소비료가 문제일까
우리나라 텃밭에서 가장 흔히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바로 질소 과다 공급이다. 고구마는 본질적으로 덩이뿌리 작물이라 잎과 줄기보다는 뿌리 발달이 중요하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잎이 무성해야 고구마도 잘 자라겠지"라는 생각으로 질소 성분이 많은 복합비료를 준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의 시험 연구 결과를 보면 재미있는 사실이 나온다.질소 20kg/10a 이상을 시비한 구역에서는 지상부 생육이 35% 증가했지만, 정작 수확량은 오히려 15% 감소했다. 반면 질소 사용을 12kg/10a 이하로 제한하고 칼리(K) 성분을 충분히 공급한 구역에서는 상품성 있는 고구마 생산량이 28% 증가했다는 보고가 있다.| 비료 유형 | 질소 함량 | 칼리 함량 | 잎 생장률 | 고구마 수확량 | 추천 여부 |
|---|---|---|---|---|---|
| 요소비료 | 46% | 0% | 매우 빠름 | 감소 | 비추천 |
| 복합비료(21-17-17) | 21% | 17% | 빠름 | 보통 | 주의 필요 |
| 황산가리 | 0% | 50% | 적절 | 증가 | 매우 추천 |
| 염화가리 | 0% | 60% | 적절 | 증가 | 추천 |
| 질산칼리 | 13% | 44% | 빠름 | 보통 | 조건부 추천 |
이 표에서 보듯이 황산가리는 질소가 전혀 없으면서 칼리 함량이 50%에 달한다. 고구마가 땅속에서 알을 키울 때 가장 많이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바로 이 칼리 성분이다.
칼리는 광합성으로 만들어진 탄수화물을 잎에서 뿌리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즉, 칼리가 부족하면 아무리 잎이 무성해도 고구마 알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것이다.내 경우를 돌아보면 심기 전에 밑거름으로 완숙퇴비를 충분히 넣었고, 정식 30일 후에 요소비료를 웃거름으로 줬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게 화근이었다.요소비료는 질소 함량이 46%나 돼서 잎만 무성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고구마는 질소를 과다 흡수하면 오히려 덩이뿌리 비대가 억제되는 특성이 있다.이걸 몰랐던 게 내 실수였다.황산가리, 어떻게 작용할까
황산가리(황산칼륨, K₂SO₄)는 칼리 성분이 50%, 황 성분이 18% 포함된 비료다. 고구마 재배에서 이 비료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하다.
고구마는 다른 작물에 비해 칼리 요구량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감자나 무, 당근 같은 뿌리채소와 비교해도 고구마가 필요로 하는 칼리 양은 약 1.5배에서 2배 정도 많다.일본 농림수산성의 장기 실험 데이터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이 발견된다. 고구마 재배 기간 중 칼리 흡수 패턴을 분석한 결과, 정식 후 40일부터 80일 사이에 전체 칼리 흡수량의 약 65%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이 시기는 덩이뿌리가 본격적으로 비대해지는 시기와 정확히 일치한다. 즉, 이때 칼리가 부족하면 고구마 알이 제대로 크지 못하는 것이다.| 생육 단계 | 정식 후 일수 | 칼리 필요량 | 주요 생장 특징 |
|---|---|---|---|
| 활착기 | 1-15일 | 낮음 | 뿌리 내리기 |
| 덩굴신장기 | 15-40일 | 중간 | 줄기와 잎 확장 |
| 덩이뿌리 비대기 | 40-80일 | 매우 높음 | 고구마 알 비대 |
| 수확 전 | 80-100일 | 중간 | 당도 증가 |
황산가리를 선택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염소 성분 때문이다. 염화가리도 칼리 함량이 높지만 염소 성분이 포함돼 있다.
고구마는 염소에 민감한 작물이라 염화가리를 과다 사용하면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반면 황산가리는 염소가 없어 고구마 재배에 더 적합하다.가격은 염화가리보다 20-30% 비싸지만, 고구마 품질과 수확량을 고려하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 실제 시중에서 판매되는 황산가리 비료의 가격대를 살펴보면 20kg 포대 기준으로 25,000원에서 35,000원 선이다.10a(약 300평) 기준으로 40kg 정도를 사용한다고 보면 비용이 5만 원에서 7만 원 정도 든다. 이 정도 투자로 고구마 수확량이 20-30% 증가한다면 결코 비싼 게 아니다.게다가 당도가 올라가면 노지 직판이나 로컬푸드 매장에서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웃거름 주는 시기와 방법
웃거름의 타이밍은 고구마 재배의 성패를 좌우한다. 너무 일찍 주면 질소 과다로 잎만 무성해지고, 너무 늦게 주면 효과가 반감된다.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최적의 시기는 고구마 정식 후 30일에서 40일 사이, 즉 덩굴이 본격적으로 뻗기 시작할 때다. 이 시기를 판단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고구마 줄기의 길이가 30-40cm 정도 자랐을 때, 또는 본잎이 10-12장 정도 펼쳐졌을 때가 적기다. 이때 황산가리를 10a당 20-30kg 정도 시비하면 된다.주는 방법은 줄 사이에 골을 파고 흩뿌린 후 흙을 덮어주는 것이 좋다. 비료가 직접 뿌리에 닿으면 장해가 생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웃거름 시기 | 정식 후 일수 | 사용량(10a 기준) | 시비 방법 | 주의사항 |
|---|---|---|---|---|
| 1차 추비 | 30-40일 | 황산가리 20kg | 줄 사이 골 시비 | 비료가 잎에 닿지 않게 |
| 2차 추비 | 60-70일 | 황산가리 15kg | 줄 사이 골 시비 | 장마 고려해 조절 |
| 잎만 무성할 때 | 즉시 | 황산가리 30kg | 줄 사이 골 시비 | 질소비료 중단 |
한 가지 더 알아둘 점은 토양 상태에 따라 사용량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질토(모래가 많은 흙)는 양분 유실이 빠르므로 2-3회 나눠서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면 점질토(찰흙이 많은 흙)는 한 번에 줘도 큰 문제가 없다. 내 텃밭은 사질토에 가까워서 30일, 50일, 70일 세 번 나눠서 줬더니 확실히 효과가 좋았다.비료를 준 후에는 충분한 관수가 필요하다. 황산가리는 물에 잘 녹는 성질이 있어서 관수와 함께 하면 효과가 더 빠르게 나타난다.다만 장마철에는 비가 많이 오면 비료 성분이 씻겨 내려갈 수 있으니 장마가 끝난 직후에 주는 전략도 좋다. 실제로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의 시험 결과에 따르면 장마 후 황산가리를 추비한 구역이 그렇지 않은 구역보다 고구마 당도가 2-3브릭스(brix) 높게 나타났다.잎이 무성할 때 긴급 조치법
이미 잎이 무성해진 상태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주에 내가 겪었던 상황이 정확히 이 경우였다. 고구마 잎이 우거져서 땅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는데, 속을 열어보니 고구마 알이 거의 없었다.
이럴 때는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질소 공급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다.요소비료나 깻묵, 계분 등 질소 성분이 있는 비료는 당장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대신 황산가리만 집중적으로 공급한다.이때 사용량은 평소보다 1.5배 정도 늘려서 10a당 30-40kg을 줘도 무방하다.| 긴급 상황 | 증상 | 즉시 조치 | 회복 기간 | 추가 관리 |
|---|---|---|---|---|
| 질소 과다 | 잎만 무성, 고구마 알 없음 | 질소비료 중단, 황산가리 30kg 시비 | 2-3주 | 덩굴 자르기 |
| 칼리 결핍 | 잎 가장자리 황변, 고구마 작음 | 황산가리 20kg 즉시 시비 | 1-2주 | 엽면시비 병행 |
| 과습 | 잎 시들음, 뿌리 썩음 | 배수로 정비, 황산가리 15kg 시비 | 3-4주 | 두둑 높이기 |
두 번째로 중요한 건 덩굴 관리다. 잎이 너무 무성하면 광합성 효율이 오히려 떨어진다.
잎이 서로 그늘을 만들어서 아래쪽 잎은 햇빛을 받지 못해 기능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불필요한 덩굴을 잘라주는 것이 좋다.전문가들은 전체 덩굴의 20-30% 정도를 제거하는 것을 권장한다. 덩굴을 자르면 식물체는 스트레스를 받아서 뿌리 발달에 더 집중하게 된다.내가 실제로 해본 방법은 이렇다. 무성하게 자란 덩굴 중에서 약한 가지나 병든 잎을 먼저 제거했다.그리고 너무 길게 자란 덩굴은 30-40cm 정도로 짧게 잘라줬다. 잘라낸 덩굴은 그 자리에 그대로 두면 썩으면서 유기물이 되므로 그대로 놔둬도 된다.다만 병든 잎은 따로 제거해서 태우거나 버리는 것이 좋다. 덩굴 자르기와 함께 황산가리를 엽면시비하는 방법도 효과적이다.황산가리 500g을 물 20L에 녹여서 7-10일 간격으로 2-3회 잎에 뿌려주면 칼리가 빠르게 흡수된다. 특히 잎 뒷면에 더 많이 뿌려주는 것이 흡수율을 높이는 포인트다.잎 뒷면에는 기공이 많아서 양분 흡수가 더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황산가리 vs 다른 칼리비료 비교
시중에는 다양한 칼리비료가 판매되고 있다. 어떤 제품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되는 게 사실이다.
가격, 성분, 효과를 종합적으로 비교해보면 명확한 선택 기준이 보인다. 염화가리는 황산가리보다 칼리 함량이 60%로 더 높고 가격도 20-30% 저렴하다.하지만 고구마 재배에는 추천하지 않는다. 염소 성분이 고구마의 당도를 떨어뜨리고 저장성을 나쁘게 만들기 때문이다.실제로 충청남도농업기술원의 비교 시험에서 염화가리를 사용한 고구마는 황산가리를 사용한 것보다 당도가 평균 1.5브릭스 낮았다.| 비료 종류 | 칼리 함량 | 가격(20kg) | 고구마 적합도 | 주요 장점 | 주요 단점 |
|---|---|---|---|---|---|
| 황산가리 | 50% | 30,000원 | 매우 적합 | 당도 향상, 저장성 우수 | 가격 다소 높음 |
| 염화가리 | 60% | 22,000원 | 부적합 | 가격 저렴 | 당도 저하, 저장성 나쁨 |
| 질산칼리 | 44% | 35,000원 | 조건부 적합 | 질소+칼리 동시 공급 | 질소 과다 위험 |
| 인산칼리 | 22% | 28,000원 | 적합 | 인산 동시 공급 | 칼리 함량 낮음 |
| 규산칼리 | 30% | 32,000원 | 적합 | 줄기 강화 효과 | 구하기 어려움 |
질산칼리는 칼리와 함께 질소가 포함돼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44%의 칼리와 13%의 질소가 들어있는데, 이 질소 성분이 고구마 재배 후기에는 독이 될 수 있다.
정식 초기에는 사용해도 괜찮지만 덩이뿌리 비대기 이후에는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인산칼리는 칼리 함량이 22%로 낮아서 대량으로 사용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하지만 인산 성분이 함께 들어있어서 초기 뿌리 발달에 도움을 준다. 밑거름으로 사용하기에는 괜찮지만 웃거름으로는 황산가리보다 효율이 떨어진다.규산칼리는 줄기를 튼튼하게 하고 병 저항성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다만 시중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고 가격도 비싼 편이다.대규모 재배보다는 소규모 텃밭에서 시험적으로 사용해볼 만하다. 결론적으로 고구마 웃거름에는 황산가리가 가장 무난하고 효과적인 선택이다.가격이 조금 비싸긴 하지만 고구마의 품질과 수확량을 고려하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 특히 노지에서 재배해서 직접 판매하거나 가족이 먹을 고구마라면 더더욱 그렇다.실제 적용 사례와 노하우
작년에 내가 직접 경험한 사례를 하나 소개하겠다. 텃밭을 반으로 나눠서 한쪽에는 황산가리를, 다른 한쪽에는 복합비료를 웃거름으로 줬다.
같은 날 심고 같은 품종(진미)을 재배했는데 결과는 확연히 달랐다. 황산가리를 준 쪽은 고구마 잎이 적당히 무성하면서도 땅속에서는 알이 굵고 균일하게 자랐다.10주를 수확했는데 총 12kg이 나왔다. 반면 복합비료를 준 쪽은 잎이 엄청 무성했지만 고구마 알은 작고 기형인 것이 많았다.같은 10주에서 7kg밖에 나오지 않았다. 당도도 황산가리 쪽이 2브릭스 정도 높았다.| 구분 | 황산가리 사용 | 복합비료 사용 | 차이 |
|---|---|---|---|
| 10주당 수확량 | 12kg | 7kg | +71% |
| 평균 개체 무게 | 250g | 150g | +67% |
| 당도(brix) | 18 | 16 | +2 |
| 상품성 비율 | 85% | 60% | +25% |
| 저장성(3개월 후) | 90% 양호 | 70% 양호 | +20% |
이 경험 이후로 나는 고구마 웃거름은 무조건 황산가리로 통일했다. 주는 시기도 조금씩 조정해가면서 노하우를 쌓았다.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정식 후 35일, 55일, 75일 세 번에 나눠서 주는 것이다. 한 번에 많이 주는 것보다 나눠서 주는 것이 고구마가 칼리를 더 효율적으로 흡수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또 한 가지 팁을 더하자면, 황산가리를 줄 때 미량요소를 함께 섞어주는 것이다. 붕사나 황산아연, 황산망간 등을 소량(10a당 1-2kg) 추가하면 고구마의 품질이 더 좋아진다.특히 붕사는 고구마의 당도와 육질을 개선하는 데 효과적이다. 다만 미량요소는 과다 사용하면 오히려 독성이 나타날 수 있으니 권장량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텃밭을 시작한 지 5년 차인 지금은 고구마 재배에 자신이 생겼다. 처음 2년 동안은 잎만 무성하고 알이 잘 들지 않아 고생했지만, 지금은 해마다 품질 좋은 고구마를 수확하고 있다.그 비결은 단 하나, 웃거름 관리에 있다. 질소는 최소한으로, 칼리는 충분히 공급하는 것. 이 원칙만 지키면 고구마 재배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내년에는 어떤 품종을 시험해볼까 고민 중이다. 올해 성공한 진미 품종에 더해, 꿀고구마로 유명한 호박고구마도 도전해보려 한다.품종에 따라 비료 반응이 다를 수 있으니 소량으로 먼저 시험 재배를 해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