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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메주콩을 망쳤던 이야기
몇 년 전, 텃밭 초보 시절이었어요. 인터넷에서 "메주콩은 5월에 심으면 된다"는 말만 듣고 무작정 5월 초에 씨앗을 뿌렸죠. 그해 봄은 유난히 쌀쌀했고, 저온에 노출된 콩은 발아율이 절반도 안 됐어요.
간신히 싹이 낀 것들도 웃자라서 결국 쓰러져버렸고, 수확량은 기대의 10분의 1도 안 됐습니다. 이웃 텃밭 아저씨가 "메주콩은 지역하고 품종을 확인하고 심어야 한다"고 알려주셨는데, 그때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거든요.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메주콩은 파종 시기가 일주일만 늦어져도 수확량이 10-15% 감소한다고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위도 차이가 큰 나라에서는 중부와 남부의 파종 시기가 확연히 다릅니다.중부지방(경기, 강원, 충청)은 5월 중순부터 6월 초순이 적기이고, 남부지방(전라, 경상)은 6월 초순에서 하순까지가 알맞습니다.| 지역 구분 | 적정 파종 시기 | 늦어도 되는 마지노선 | 추천 품종 |
|---|---|---|---|
| 중부지방 | 5월 중순-6월 초순 | 6월 20일경 | 대찬, 선풍, 세움 |
| 남부지방 | 6월 초순-6월 하순 | 7월 5일경 | 대풍2호, 신바람, 미소 |
| 영동(강원동해안) | 5월 하순-6월 중순 | 6월 25일경 | 청미인, 미풍 |
| 제주도 | 4월 하순-5월 중순 | 6월 10일경 | 대찬, 선풍 |
이 표를 보면 아시겠지만, 제주도는 봄이 빨라서 4월 말부터 심기 시작하는 반면, 강원도 산간지역은 6월 중순까지 기다려야 해요. "메주콩은 6월에만 심으면 된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습니다. 지역별 기온 차이를 무시하면 저처럼 낭패 보기 십상이에요. 특히 요즘처럼 기후가 변덕스러운 때는 더 주의해야 해요.
지난해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5월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2도 낮았던 지역에서는 조기 파종한 메주콩의 저온피해율이 30%까지 치솟았다고 합니다. 반대로 너무 늦게 심으면 9월 말 서리 피해를 볼 위험이 있고요.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텃밭용으로 소량만 재배할 계획이라면 모종을 길러서 심는 방법도 고려해보세요. 씨앗을 직접 뿌리는 직파보다 15일 정도 늦게 심어도 되니까, 기온이 안정된 후에 아주심기를 할 수 있어요.저도 이 방법으로 실패를 만회했답니다.콩 품종, 뭘 골라야 할까?
농협에서 종자를 고르다 보면 '선풍', '대찬', '청미인', '세움' 등등 이름이 너무 많아서 헷갈리기 마련이에요. 저도 처음에는 그냥 "메주콩"이라고 써 있는 걸 집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용도별로 품종이 다르더라고요.
메주를 담그려면 단백질 함량이 높은 품종이 유리합니다. 농촌진흥청 시험 결과에 따르면, '대찬' 품종은 단백질 함량이 42%로 일반 콩보다 5% 이상 높습니다.반면 '선풍'은 수량성이 뛰어나서 10a당 350kg 정도 생산되지만, 단백질은 39% 수준이에요. 메주용으로는 대찬이 낫다는 얘기죠.그런데 '세움'이라는 품종은 쥐눈이콩(검은콩)입니다.
서리태와 비슷해 보이지만, 쓰러짐에 강하고 수확량이 많아서 기계 수확에 적합해요. 서리태를 원한다면 '세움'을, 일반 메주콩을 원한다면 '대찬'이나 '선풍'을 선택하는 게 현명합니다.| 품종명 | 용도 | 단백질 함량 | 쓰러짐 저항성 | 수량성(10a당) |
|---|---|---|---|---|
| 대찬 | 장류, 메주 | 42% | 강함 | 320kg |
| 선풍 | 장류, 두부 | 39% | 매우 강함 | 350kg |
| 청미인 | 녹색콩, 나물 | 38% | 보통 | 300kg |
| 세움 | 검정콩(쥐눈이콩) | 41% | 강함 | 340kg |
| 대풍2호 | 장류, 두부 | 40% | 보통 | 330kg |
가격도 천차만별이에요. 농협에서 판매하는 보급종은 1kg에 8,000원-12,000원 사이인데, 일반 시장종자는 5,000원 정도로 저렴합니다.
하지만 보급종은 발아율이 90% 이상으로 보장되고 병해충에 강해서, 초보자라면 비싸더라도 보급종을 사는 게 장기적으로 이익입니다. 저도 처음에 싼 종자 샀다가 발아율 60%에 속앓이한 경험이 있어요.품종 선택할 때 꼭 확인할 점은 '지역 적응성'입니다. 농촌진흥청에서 매년 발표하는 '지역별 적응 품종 목록'을 참고하세요.예를 들어, '신바람'은 중부지방에서 잘 자라지만 남부지방에서는 병해충 피해가 잦다고 합니다.파종, 이렇게 하면 실패하지 않는다
제가 처음 메주콩을 심을 때는 그냥 손으로 구멍 파고 씨앗을 넣었어요. 결과는? 새들이 씨앗을 죄다 쪼아 먹었죠. 직파할 때는 반드시 새 피해를 막을 대책이 필요합니다.
농촌진흥청이 권장하는 방법은 한 구멍에 2-3알씩 점뿌림하는 겁니다. 이렇게 하면 쓰러짐이 줄고 수량이 10% 정도 늘어난다고 해요.
간격은 이랑 사이 60-70cm, 포기 사이 10-20cm를 유지하세요. 장류용 콩은 70×15cm, 나물용 콩은 60×10cm로 조금 다릅니다.| 파종 방법 | 구멍당 종자 수 | 이랑 간격 | 포기 간격 | 수량 증감률 |
|---|---|---|---|---|
| 점뿌림(2알) | 2알 | 70cm | 15cm | 기준 |
| 점뿌림(3알) | 3알 | 70cm | 15cm | +10% |
| 줄뿌림 | 3-4알/30cm | 60cm | 연속 | -5-10% |
| 모종 이식 | 1포기 | 70cm | 20cm | +5% |
파종 깊이는 3-4cm가 적당합니다. 너무 얕으면 새나 건조 피해를, 너무 깊으면 발아율이 떨어져요.
밭을 준비할 때는 300평 기준으로 석회 100-200kg, 퇴비 1,000kg을 함께 갈아주세요. 비료는 가능하면 적게 쓰는 게 좋고, 땅이 척박하다면 콩 전용 복비 1포를 추가합니다.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메주콩은 질소비료를 많이 주면 오히려 수확량이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콩 자체가 뿌리혹박테리아와 공생해서 질소를 공급받기 때문에,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잎만 무성해지고 꼬투리 수는 적어져요.실제로 농촌진흥청 실험에서 질소비료 과다 투입구는 수확량이 20% 감소했다고 합니다.순지르기와 북주기, 안 하면 손해
메주콩이 싹이 난 후 본잎이 5-7장 나왔을 때, 첫 순지르기를 해주면 수확량이 눈에 띄게 증가합니다. 줄기의 맨 위 생장점을 잘라주면 옆가지가 많이 나와서 꼬투리 수가 늘어나거든요.
순지르기는 보통 두 번 합니다. 첫 번째는 본잎 5-7장일 때, 두 번째는 15일 후입니다.서리태(검정콩)는 세 번까지 해주는 경우도 있는데, 꽃이 피기 전에 마쳐야 해요. 꽃이 핀 후에 순지르기를 하면 오히려 열매가 잘 맺히지 않습니다.| 순지르기 횟수 | 시기 | 효과 | 주의사항 |
|---|---|---|---|
| 1회 | 본잎 5-7장 | 옆가지 발생 증가 | 맑은 날 오전에 |
| 2회 | 1회 후 15일 | 꼬투리 수 증가 | 비 오기 전 금지 |
| 3회(서리태) | 2회 후 15일, 꽃 피기 전 | 알 크기 증가 | 꽃 피면 중단 |
북주기도 중요합니다. 본잎이 2-3장 나왔을 때 떡잔 자리까지 흙을 덮어주면, 쓰러짐 방지와 물빠짐 개선에 효과적이에요.
보통 2-3회 북주기를 하면서 잡초 제거(김매기)를 함께 해주는 게 일반적입니다. 북주기와 김매기는 꽃이 피기 전까지 마치는 게 좋아요.저는 작년에 순지르기를 게을리해서 수확량이 반토막 났습니다. 이웃 텃밭에서는 순지르기 2회, 북주기 2회를 철저히 했는데, 제 밭보다 30% 이상 많이 수확했어요.순지르기와 북주기는 번거롭긴 하지만, 하지 않으면 손해입니다.병해충, 이렇게 막아라
메주콩 재배에서 가장 골치 아픈 게 병해충입니다. 저도 첫 해에는 노린재 때문에 콩알이 쭉정이 되는 경험을 했어요.
가장 흔한 병은 노균병, 자주무늬병, 탄저병입니다. 노균병은 잎에 퇴색한 반점이 생기고, 습기가 많을 때 잎 뒷면에 흰 곰팡이가 생겨요.자주무늬병은 종자가 자주색으로 변색되고, 탄저병은 갈색 반점이 생기면서 낙엽이 져요.| 병해충 | 증상 | 방제법 | 예방법 |
|---|---|---|---|
| 노균병 | 잎 퇴색, 흰 곰팡이 | 저항성 품종 선택, 밀식 피함 | 돌려짓기, 병든 식물 제거 |
| 자주무늬병 | 종자 자색 변색 | 종자 소독, 윤작 | 무병지 채종 |
| 탄저병 | 갈색 반점, 낙엽 | 건전 종자 사용 | 수확 후 식물체 제거 |
| 노린재 | 종자 흡즙, 쭉정이 | 약충기 방제 | 주변 잡초 제거 |
노린재는 특히 문제가 심각합니다.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와 알락수염노린재가 가장 흔한데, 이들은 꽃과 덜 여문 종자의 즙을 빨아먹어요. 피해를 받은 콩은 쭉정이가 되거나 표면에 흠집이 생깁니다. 방제 시기는 노린재 약충이 많이 나타나는 7-8월이 중요해요.
한 가지 자연 방제법을 알려드리면, 콩밭 주변에 고추나 마늘을 심어두면 노린재가 덜 꼬입니다. 저도 작년에 밭 가장자리에 고추를 심었더니 피해가 확 줄었어요.화학 농약보다는 이런 자연 방제법이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수확 시기, 언제가 적기일까
메주콩 수확 시기는 용도에 따라 다릅니다. 풋콩으로 먹으려면 꼬투리가 푸르고 도톰할 때, 마른 콩으로 수확하려면 꼬투리가 갈색으로 변하고 잎이 노랗게 떨어질 때가 적기입니다.
너무 일찍 수확하면 말려서 털기가 힘들고, 콩알이 쭈글쭈글해져요. 반대로 너무 늦으면 꼬투리가 터져서 콩이 땅에 떨어져 유실됩니다.
수확 적기는 꼬투리의 80% 정도가 갈색으로 변했을 때입니다.| 용도 | 수확 적기 | 수확 방법 | 보관법 |
|---|---|---|---|
| 풋콩 | 꼬투리 푸르고 도톰할 때 | 손 수확 | 냉장 보관, 3일 이내 |
| 마른 콩(메주용) | 꼬투리 80% 갈색 | 예취 후 건조 | 그늘에서 완전 건조 |
| 종자용 | 완전 성숙 후 | 손 수확 | 밀폐 용기, 서늘한 곳 |
수확 후에는 반드시 그늘에서 충분히 건조해야 합니다. 햇볕에 직접 말리면 껍질 색이 변하고, 영양소가 파괴될 수 있어요.
특히 청미인 같은 녹색콩은 햇빛에 노출되면 껍질이 연해지니까 주의하세요. 저는 수확 후 일주일 정도 그늘에 매달아 건조한 다음, 탈곡해서 밀폐 용기에 보관합니다.통풍이 잘 되는 곳에서 보관해야 곰팡이를 막을 수 있고, 정기적으로 상태를 확인해서 변질된 건 바로 제거해야 합니다. 이렇게 관리하면 1년 넘게 보관해도 품질이 유지됩니다.메주콩 재배는 처음에는 까다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한 번만 제대로 익혀두면 매년 풍성한 수확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특히 지역별 파종 시기와 품종 선택만 잘해도 절반은 성공한 거나 다름없어요.
제가 실패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한 이 가이드가 여러분의 메주콩 재배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