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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 시기, 한 달 차이가 기름 한 방울을 결정한다
지난가을, 저는 텃밭에서 키운 들깨를 처음으로 수확했습니다. 5월에 심은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키가 1미터가 훌쩍 넘었더라고요.
그런데 문제는 언제 베느냐였어요. 이웃 할아버지께서 "열흘만 더 있으면 다 떨어진다"며 급하게 서두르시는 모습을 보고, 수확 시기가 정말 중요하구나 느꼈습니다.들깨 수확 시기는 보통 10월 초에서 중순 사이에 잡습니다. 그런데 이게 그냥 달력 보고 하면 안 됩니다.2023년처럼 가을에 비가 자주 오던 해는 수확이 일주일 정도 늦어지더라고요. 반대로 2022년처럼 가뭄이 심했을 때는 9월 말부터 베는 농가도 있었습니다.수확 시기를 제대로 판단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줄기와 잎의 색깔 변화를 보는 겁니다.아래 잎부터 노랗게 변하면서 떨어지기 시작하고, 윗부분도 전체적으로 누렇게 뜨면 수확이 임박했다는 신호입니다. 두 번째는 꼬투리(콩깍지) 색깔입니다.꼬투리가 녹색에서 갈색으로 변하면서 반 정도 말랐을 때가 적기입니다. 세 번째는 씨앗의 단단함입니다.꼬투리를 까보면 씨앗이 검은색이나 짙은 갈색으로 변하고 손톱으로 눌렀을 때 쉽게 들어가지 않으면 됐습니다.| 수확 시기 판단 기준 | 정상 상태 | 수확 적기 |
|---|---|---|
| 잎 색깔 | 진한 녹색 | 70% 이상 황변 |
| 꼬투리 색깔 | 연두색 | 갈색으로 50% 변색 |
| 씨앗 단단함 | 물렁물렁 | 딱딱하고 광택 있음 |
| 줄기 상태 | 푸르고 유연함 | 아랫부분부터 갈색 |
우리나라농촌경제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들깨 재배 면적은 2023년 기준 약 3만 5천 헥타르입니다. 이 중 80% 이상이 10월 첫째 주에서 둘째 주 사이에 수확을 마친다고 해요.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너무 늦으면 씨앗이 다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어떤 농부는 수확을 10월 말까지 미뤘다가 수확량이 30%나 줄었다고 하더군요.반대로 너무 일찍 베는 것도 문제입니다. 씨앗이 덜 여문 상태에서 수확하면 건조 후 쭈글쭈글해지고 기름 함량이 낮아집니다.농촌진흥청 실험 결과에 따르면 적기 수확한 들깨는 기름 함량이 45-48%인 반면, 일주일 일찍 벤 것은 38%까지 떨어졌습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꼬투리 하나를 따서 손바닥에 비벼보는 겁니다.씨앗이 80% 이상 떨어지고 색깔이 균일하면 수확해도 좋습니다. 농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이 방법이 가장 현장에서 통용되는 노하우입니다.이제 수확 시기를 잡았다면, 베는 방법을 제대로 알아야 합니다. 잘못 베면 수확한 들깨의 절반을 날릴 수도 있어요.베는 방법, 아침 이슬이 살리고 낮 햇살이 망친다
들깨 베는 작업은 겉보기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엄청 신경 써야 합니다. 제가 첫 수확 때 낮 12시에 작업했다가 씨앗이 우수수 떨어지는 걸 보고 깜짝 놀랐거든요.
그 경험 이후로는 반드시 아침 이슬이 채 마르지 않은 시간을 골라서 합니다. 아침 6시에서 8시 사이가 가장 이상적입니다.이슬 때문에 씨앗이 꼬투리에 달라붙어 있어서 베는 충격에도 잘 안 떨어집니다. 반대로 낮에는 줄기가 건조해지면서 꼬투리가 살짝만 건드려도 씨앗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실제로 같은 면적을 아침에 벤 농가와 낮에 벤 농가를 비교했더니, 낮에 벤 쪽이 수확량이 15% 정도 적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베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손으로 직접 베기, 낫 사용, 그리고 예취기 활용입니다.| 베는 방법 | 장점 | 단점 | 적합한 상황 |
|---|---|---|---|
| 손으로 뽑기 | 씨앗 손실 최소화, 품질 유지 | 노동력 많이 듦, 시간 오래 걸림 | 100평 이하 소규모 |
| 낫으로 베기 | 비교적 빠름, 적당한 품질 유지 | 허리 부담 큼, 숙련도 필요 | 100-500평 규모 |
| 예취기 사용 | 속도 빠름, 대량 작업 가능 | 씨앗 손실 발생, 품질 저하 위험 | 500평 이상 대규모 |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30평짜리 텃밭이라면 손으로 뽑는 게 가장 안전합니다. 뿌리째 뽑으면 들깨 전체를 들고 다닐 수 있어서 터는 작업도 편리합니다.
다만 뿌리에 붙은 흙을 털어내는 게 좀 번거롭긴 해요. 낫을 쓸 때는 땅에서 10-15cm 정도 위를 자르는 게 좋습니다.너무 밑둥을 자르면 줄기가 길어서 운반이 불편하고, 너무 위를 자르면 수확량이 줄어듭니다. 베는 방향도 중요한데, 바람 부는 방향을 등지고 베면 들깨가 쓰러지는 걸 막을 수 있습니다.예취기를 사용할 때는 엔진 속도를 너무 높이지 않는 게 핵심입니다. 고속으로 돌리면 진동 때문에 씨앗이 덜 떨어져도 떨어집니다.게다가 줄기가 잘게 부서져서 말리기나 털기 작업이 어려워져요. 베는 과정에서 한 가지 팁을 더 드리자면, 비닐이나 천을 바닥에 깔고 작업하는 겁니다.실수로 떨어진 씨앗을 다시 주울 수 있고, 나중에 터는 작업장으로 옮길 때도 편리합니다. 저는 처음에 이걸 몰라서 땅에 떨어진 들깨를 일일이 주웠는데, 생각보다 엄청 많은 양이더라고요.베는 작업이 끝났으면 바로 말리기로 넘어가야 합니다. 여기서 잠깐 방치하면 품질이 확 떨어집니다.그런데 말리기도 제대로 하는 사람과 대충 하는 사람의 결과가 천지 차이입니다.말리기, 그늘에서 천천히 vs 햇볕에 확실히
수확한 들깨를 어떻게 말리느냐에 따라 기름 맛과 씨앗 품질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제가 작년에 반은 그늘에서 말리고 반은 햇볕에 말렸는데, 직접 기름을 짜보니 차이가 확연했습니다.
기본 원칙은 이렇습니다. 첫 2-3일은 그늘에서 서서히 말리고, 이후에는 햇볕에 널어서 완전 건조시키는 겁니다.급격한 건조는 씨앗 표면이 갈라지고 기름 성분이 산패되는 원인이 됩니다. 말리는 장소는 통풍이 잘되는 곳이어야 합니다.베란다나 창고, 처마 밑이 좋습니다. 바닥에 바로 널지 말고, 깔개를 깔거나 망을 사용하는 게 좋아요.공기 순환이 잘돼야 곰팡이 생길 위험이 줄어듭니다.| 말리기 방법 | 소요 시간 | 장점 | 단점 |
|---|---|---|---|
| 그늘 건조(통풍) | 5-7일 | 기름 맛 좋음, 영양소 보존 | 시간 오래 걸림 |
| 햇볕 건조 | 2-3일 | 빠름, 살균 효과 | 영양소 파괴 위험 |
| 건조기 사용 | 1-2일 | 일정한 품질, 대량 가능 | 초기 비용, 전기료 |
실제로 농촌진흥청 연구에 따르면 그늘에서 5일간 말린 들깨의 항산화 성분 함량이 햇볕에 2일 말린 것보다 20% 더 높았다고 합니다. 들기름의 고소한 맛을 결정하는 리놀렌산도 그늘 건조에서 더 잘 보존된다고 해요.
말리는 동안 중요한 건 주기적으로 뒤집어주는 겁니다. 하루에 한 번 정도는 위아래를 바꿔줘야 골고루 마릅니다.특히 비가 오거나 습한 날에는 더 자주 확인해야 해요. 겉만 마르고 속이 덜 마르면 나중에 털기 작업할 때 씨앗이 잘 안 떨어집니다.건조 상태를 확인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줄기를 손으로 꺾어보세요."뚝" 하고 경쾌하게 부러지면 적당히 마른 겁니다. 휘어지거나 질긴 느낌이 들면 더 말려야 합니다.씨앗은 손에 쥐었을 때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나고, 꼬투리에서 살짝만 비벼도 잘 떨어지면 완전 건조된 상태입니다. 건조기를 사용할 때는 온도를 40도 이하로 설정하는 게 포인트입니다.50도 이상 올라가면 씨앗이 타거나 기름 성분이 변질될 수 있어요. 업체용 건조기는 비싸지만, 소규모라면 식품 건조기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말리기가 끝나면 이제 진짜 중요한 털기 작업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 효율을 높이면 몇 시간이던 작업이 30분으로 줄어듭니다.털기, 도구 하나로 작업 시간을 10분의 1로 줄인다
들깨 털기, 이게 진짜 고역입니다. 손으로 하나하나 털면 10kg 기준으로 혼자서 3시간은 기본으로 걸립니다.
그런데 작년에 시골 농부가 알려준 방법을 써보니 20분 만에 끝나더라고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손으로 터는 겁니다.들깨 줄기를 한 움큼 쥐고 다른 손으로 꼬투리를 비벼서 씨앗을 떨어뜨립니다. 이 방법은 품질 관리가 가장 쉽지만, 손이 엄청 아프고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게다가 손에 기름이 묻어서 끈적끈적해져요. 대신 많은 농가에서 쓰는 게 "들깨 털이망"입니다.철망이나 그물망을 걸어놓고 그 위에 들깨 줄기를 올려놓은 뒤, 나무 막대기로 두드리는 방식이에요. 이 방법은 한 번에 많은 양을 처리할 수 있고, 씨앗이 망 사이로 떨어지면서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털기 방법 | 10kg 기준 소요 시간 | 씨앗 손실률 | 추천 규모 |
|---|---|---|---|
| 손으로 털기 | 2-3시간 | 2-3% | 소량(5kg 이하) |
| 털이망 사용 | 20-30분 | 5-7% | 중간 규모 |
| 탈곡기 사용 | 5-10분 | 3-5% | 대량(50kg 이상) |
털이망을 만들 때는 그물 간격이 필요합니다. 너무 촘촘하면 씨앗이 잘 안 떨어지고, 너무 성기면 꼬투리 조각까지 섞여 들어옵니다.
5-8mm 간격이 적당합니다. 철물점에서 구할 수 있는 용접 철망이면 충분해요.탈곡기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속도 조절이 되는 제품을 고르세요. 너무 빠르면 씨앗이 깨지거나 꼬투리째 부서져서 이물질이 많이 섞입니다.저속으로 천천히 돌리는 게 품질 유지에 좋습니다. 중고 탈곡기가 20-30만 원 선이면 구할 수 있고, 새 제품은 50만 원부터 시작합니다.털기 작업 후에는 씨앗에 섞인 이물질을 골라내야 합니다. 바람을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흔한데, 바람 부는 날 마당에 천을 깔고 씨앗을 위에서 천천히 부으면 가벼운 꼬투리 조각이나 먼지가 날아갑니다.이것도 꽤 재미있는 작업입니다. 마지막으로 털어낸 씨앗은 햇볕에 1-2일 더 말린 후 보관합니다.수분이 8% 이하일 때 밀폐 용기에 넣어 냉장 보관하면 1년 이상 품질이 유지됩니다. 비닐봉지보다는 유리병이나 스테인리스 용기가 좋고, 직사광선은 피해야 합니다.이 모든 과정을 거치면 드디어 고소한 들기름을 짤 준비가 끝납니다. 처음엔 복잡해 보이지만, 한 번만 제대로 해보면 다음 해부터는 훨씬 수월해집니다.농사는 역시 경험이 최고의 스승이더라고요.